UPDATED. 2024-04-27 16:05 (토)
[장외 비평] “비상장주식 투자, 이래서 어렵다"
상태바
[장외 비평] “비상장주식 투자, 이래서 어렵다"
  • 이정형
  • 승인 2023.08.29 0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외주식, 물음표로 시작하는 장기투자. 장물시장 시작합니다. 오늘은 장외주식 투자가 어려운 이유를 같이 생각해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장외투자는 가이드 없는 자유여행”이라는 점입니다. 해외여행 가고 싶은데, 외국어에 자신이 없으면 혼자보다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게 편하죠.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은 여행가이드에 의존하듯이 애널리스트나 전문가를 자처하는 유튜버의 말을 듭습니다.

코스피, 코스닥시장에는 종목만큼이나 투자여행을 도와주는 지표들도 많습니다. ROE, EPS, PER, EV/EBITDA, PBR 등 공부할 용어도 복잡합니다.

주가를 한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계산해 동일 업종, 유사한 규모의 종목과 비교해 살 지, 팔 지를 판단합니다. 아직 수익이 없는 기업이면 매출액을 적용해 가치를 가늠하는 방법도 있구요.

하지만 장외여행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공항에는 가이드가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검색하고 지도를 보면서 여행 코스를 알아보고 호텔을 찾는 노력을 즐겨야 합니다.

금융투자협회의 장외주식시장인 K-OTC 사이트에서는 투자지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익은 고사하고 매출도 발생하지 않은 기업이 많은 곳이 장외시장입니다.

차별적인 기술이나 제품력이 유일한 투자 지표인 종목들이 손을 흔드는데,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10원짜리, 100원짜리 주식은 계산하기도 민망스럽습니다. 차트 분석도 어렵습니다. 한두 주 거래로 오르락내리락 주가를 관리하는 브로커들은 흔합니다.

어떤 투자자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더군요. 경영자의 마인드와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겁니다.

하지만, 나침반을 잘못 볼 수 있고, 안심하던 항로에서 풍랑을 만나 좌초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한배를 탄다는 마음으로 종목을 고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대표자는 물론이고 회사 설립부터 제품과 판매 방식, 거래선까지 꼼꼼히 살펴보면서 기업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은 K-OTC시장이 편할 수 있습니다. 장외시장을 재래시장에 비유하자면, K-OTC는 남대문시장쯤 되지 않을까요?

기업분석자료가 갖춰져 있고, 거래 내역도 공개되어 있어 시장 상황을 이해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소량 거래로 주가가 급등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이 주가가 출렁이는 풍운아들은 있습니다.

이런 종목들은 호재로 떴다가 오래지 않아 실체를 드러내며 가라앉습니다.

100원에 거래를 시작해 한달만에 200배 가까이 오른 종목이 있습니다. 몇달 후에는 3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지금은 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거래플랫폼 게시판에는 매수를 부추기는 선동가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는 훼방꾼도 있습니다.

어떤 말로 불을 붙이고 무슨 논리로 물을 끼얹는지를 살피며 현상을 직시하는 담대함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같이 놀아서 즐거운 사람도 좋지만, 책임이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 결혼 상대로는 좋겠죠. 비상장주식 투자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