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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통야담] 식당엔 1회용이 없다..."탄 장어도 쓸 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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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통야담] 식당엔 1회용이 없다..."탄 장어도 쓸 데가 있어"
  • 이정형
  • 승인 2024.03.18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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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재활용! 아껴야 해요." 창수가 대화동 장어집에 첫출근하는 날 순자에게 들은 말이다. 

1회용 앞치마, 손님이 쓰다 남긴 물티슈는 후황이나 테이블에 장착된 숯불통에 묻은 기름때를 닦는데 유용하다.

채소, 야채는 알바를 해본 모든 식당에서 재활용했다. 상추, 고추, 마늘을 씻어서 나중에 온 손님상에 내놓는다. 여기는 생강까지 버리지 않는다.

식당 알바를 경험하면서 상추에서 화장품 향이 났던 과거 일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웬만하면 식당에서 야채를 먹지 않는다.

김치, 명이나물, 부추무침, 오징어젓갈, 파김치, 양파장아찌, 고추간장절임... 이 장어집은 육안으로 봐서 더럽지 않으면 셀프바로 다시 돌아간다.

"여기다 올려놓고 지랄이야!" 창수 뒤에서 중얼거리는 순자 목소리가 들린다.

차마 직접 반찬통에 넣지는 못해서, 손님상에서 나온 반찬 그릇을 주방 배식구에 놓아둔 일 때문이다.

"누가 보면 난리난다구! 재빨리 반찬통에 부어야지." 속삭이듯 중얼거리는 순자의 눈초리가 매섭다.

"장어가 너무 탔쟎아요." 10번 테이블 손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 있다. 

"이건 또 쓸 데가 있지." 석쇠 위에 올려둔 사실을 잊고 있던 순자는 걱정없다는 표정이다.

"저기요민족 주문입니다." 배달포스 수신음이 분위기를 바꾼 것.

앗불싸 이건 또 뭐야. "처음 것보다 작쟎아요." 단골이 떠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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