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불금'. 하지만 매장을 둘러보는 김 사장 얼굴이 어둡다. 최근 사흘간 12번까지 번호를 매긴 좌석을 채운 날이 없다. 화수목 모두 7~8군데서 고기를 구웠다.

알바생 명수는 몇달전 서초동 풍경이 떠오른다. 법원앞 이자카야서 오후 5시부터 서너 시간 선배랑 술을 마셨다. 30개 테이블이 있는 집이다. 나올 때까지 손님이 앉은 테이블은 5개가 안되었다.

"오늘도 손님이 없으면 조기 퇴근할까요?" 명수는 사장 보기가 미안스럽다. "아니에요. 오늘 예약이 있어요."

6시반까지 조용하던 출입문이 요란해졌다. 대기자 리스트도 길어졌다.

"오늘은 세 집 모두 바빴어." 분주한 두어 시간을 보낸 후, 술 박스를 정리하는 명수에게 왼쪽 옆집 아주머니가 말을 건넨다. 고깃집 골목 풍경이다.

SK에코플랜트 주가 추이(단위:원)

최근 K-OTC, 코넥스 시황을 말하려고 꺼낸 얘기다.

26일 금융투자협회의 장외주식시장(K-OTC)은 시가총액 16조3199억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5일부터 경신하고 있는 1년 최저점이다. 

이날 코넥스 시가총액이 3조93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월 25일(3조8768억원) 이후 가장 낮은 금액이다. 상장종목수는 각각 132개, 129개이다.

1년 최저점은 지난해 11월 22일의 3조7490억원이다. 125종목 시총을 합한 금액이다.

이달 첫거래일인 4일과 27일 주가를 비교해봤다. 

장외시장은 대장주 SK에코플랜트가 15.18%(1만1200원) 하락했다. 시총 2위 LS전선은 1.47%(900원), 1조원 클럽 막내 세메스는 0.45% 올랐지만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2위간 격차가 8천억원이 넘는다.

SK시그넷 주가 및 거래량 추이(단위:원,주)

코넥스는 이 기간에 대장주가 바뀌었다. SK시그넷이 13.68%(5200원) 내리며 노브메타파마에 시총 1위 자리를 넘겨줬다. 27일 시총은 각각 2조3천억원, 2조원이다.

두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장외주식시장에서 27일까지 11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코넥스에서는 지난달 7억원 어치를 팔아치웠고, 이달에는 8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상반기에 185억원 어치를 사들인 투자자들이다.

"손님이 몰렸어도, 상에서 나오는 고기는 없네요." 고깃집에서 설거지 하는 명희씨 말이다. 주문에 욕심내지 않고 알뜰하게 먹는다는 걸까.

아리바이오 주가 추이(단위:원)

이달에 K-OTC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아리바이오(28억9천만원)다. 이어서 SK에코플랜트(23억8천만원), 사운드백신(21억8천만원), 메가젠임플란트(20억4천만원) 순이다. 

4일 기준가 대비해서 모두 하락했다. 아리바이오 -14.36%(2180원), SK에코플랜트 -16.64%(1만2500원), 사운드백신 -19.22%(358원), 메가젠임플란트 -17.35%(6550원) 등이다.

비보존(16억7천만원), 카나리아바이오엠(13억2천만원), 와이디생명과학(10억1천만원), 삼성메디슨(10억1천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비보존이 2.38%(210원), 카나리아바이오엠은 2.66%(20원) 올랐고, 와이디생명과학은 33.39%(2010원) 추락했다. 삼성메디슨은 -0.33%(20원)로 그물망을 쳤다.

코넥스시장에서 거래대금 1위는 SK시그넷(48억6천만원)이고, 에이치엔에스하이텍(26억8천만원)이 따라붙었다. 로보쓰리에이아이로보틱스(19억7천만원), 이브이파킹서비스(13억6천만원), 유엑스엔(12억6천만원), 유투바이오(10억7천만원)는 멀찍이 따라붙었다.

여기서도 할인가에 거래가 몰렸다. SK시그넷(-13.68%), 로보쓰리에이아이로보틱스(-14.55%), 엔솔바이오사이언스(-22.6%)는 '확' 낮췄다.

에이치엔에스하이텍(-4.14%), 유엑스엔(-9.97%), 유투바이오(-7.38%)도 크게 깎아줬다. 78.13%(1147원) 오른 이브이파킹서비스가 돋보이는 모양새다.

K-OTC는 투자자별 종목 매매 현황은 밝히지 않는다. 코넥스에서 개인 장바구니는 에스엘에스바이오(7억4천만원)와 판도라티비(6억9천만원)에 몰렸다. 

그러면서 에스엘테라퓨틱스(2억1천만원), 뿌리깊은나무들(1억6천만원), 아퓨어스(1억6천만원), 엔솔바이오사이언스(1억원)도 주워 담았다.